밀회의 재미, 몇가지 이야기 잡담


밀회는 독특한 템포로 이야기를 더 극적으로 만든다. 첫 키스나 배드신도 기습적으로 템포가 빨랐다. 이야기가 예상했던 장면을 향해 서서히 전개됐다면 감상도 달랐을 거다. 완급조절만 놓고 보면 멜로 드라마라는 생각이 잘 들지 않는다.

세트를 상당히 입체적으로 다룬다. 오혜원이 집에서 오르는 계단, 복층 구조의 선재의 방. 혜원의 남편은 계단 사이로 의심의 눈빛을 비추고 혜원은 집에 도착한 선재를 다락방 위 침대에서 웃으며 맞이한다.

사랑하는 연상이자 스승을 앞에 두고 머뭇거리며 억눌러서 말하는 유아인의 연기는 매회 반복되는 기분이다. 반면 김희애는 폭넓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선재보다 혜원이 처한 상황이나 고민거리가 더 복합적이라 그런 것도 있겠지만.

강준형은 답을 찾으려고 역술인을 찾고 서영우는 자신이 머리 쓰는 걸 보여준다고 으름장을 놓더니 강준형에게 혜원이 선재와 같은 연습실에 있다고 일러바친다(..) 둘 다 혜원의 상대는 못 된다. 본인들은 인정 안 하겠지만 대충 몸으로는 느끼고 있을 거 같고 선재와 혜원의 관계가 폭로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뻔한 히스테리를 부릴지 아니면 예상 밖의 돌발행동을 할지. 반면 한성숙은 먹이사슬 끝에 올라가 있고 서회장과 더불어 오혜원을 가장 잔인하게 밟을 수 있는 인물이다. 사랑에 빠진 스무살이 눈에 아무것도 안 보인다면 이다미가 가장 큰 사고를 칠 수도 있는 거고.

완급조절이나 이야기 템포가 변칙적인 만큼 쉽게 떠오르는 예측은 다 비켜 갈 거 같기도 하다.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이 밀회에서 결코 안 일어날 수 있는 일이 될 수도 있다. 그럼 쉽게 떠오르는 건 파국인데 파국은 아니란 걸까. 오혜원이 바라는 야망은 서영우를 치우고 전결권을 얻는 거지만 선재와 전결권 둘 다를 얻진 못할 거 같다.

강준형을 울라프강이라고 부르던데 울라프 닮아서 그런 걸까(..) 실제 피아니스트인 조인서 교수역의 박종훈에게 감독은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연기 디렉팅을 했다고 한다. 

정성주 작가의 아내의 자격에서는 아이 성적을 올리지 못해서 남편에게 맞는 아내의 이야기가 나온다. 결국 아이는 어머니가 더 이상 맞지 않도록 자살을 한다. 밀회의 누군가도 이런 편견과 허위에 갇혀서 비극을 부를 거라고 생각한다. 


밀회로 재평가 받고있는 카톡 이모티(..)




덧글

  • pb 2014/04/12 07:02 # 삭제 답글

    ㅋㅋㅋㅋ울라프 그 배우 진짜 실제 성격도 저럴듯. 찌질한역할 왤케 잘 어울리는지.
    저는 김희애 자꾸 버럭할 때마다 불편해 죽겠어요. 걍 히스테리 영상을 못 보겠는 ...
  • Hyu 2014/04/12 14:56 #

    전 심혜진하고 김혜은 싸우는 장면이 제일 신나는데 자주 안 나와서 아쉽(..)
  • shuu 2014/04/12 16:01 # 답글

    밀회 광팬인데 젤 밑에 카톡 이모티콘 보고 뿜었어욬ㅋㅋ딱이네요!!!! 특급 칭찬ㅋㅋ무섭게 혼내주는 겈ㅋㅋㅋ
    글 잘 읽고 갑니다~~
  • Hyu 2014/04/12 23:12 #

    저도 처음에 보고 빵 터졌어요 ㅋㅋ
    특급칭찬 이모티콘은 잘 안 쓰는 거였는데 이번에 정말 재조명받는 거 같네요;
  • realove 2014/04/14 08:42 # 답글

    개그맨 김영철이 또 김희애 모사로 '특급칭찬' 하는 거, 정말 배꼽 뺐어요...ㅋㅋ
    김희애의 폭넓은 연기는 역시 드라마를 이끌더군요~
    플래시백이 잦고 길어 드라마 호흡에는 문제가 있어 보이지만요~
  • Hyu 2014/04/15 01:09 #

    플래시백이 안 나와도 되는데 또 나오는 기분이 들긴하죠. 서비스 신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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