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던트 이블 4 - 계속해서 이어갈 필요가 있을까? Movie


Resident Evil: Afterlife, 2010

원작의 팬들은 등 돌린 지 오래지만 이상하게 영화만큼은 계속해서 히트를 치는 신기한 시리즈. 이젠 그냥 관심의 끈을 놓고 쿨하게 리부트 시켰음 좋겠지만 4편이 다시 히트를 친 덕분에 리부트 얘기는 물 건너가 버린 분위기다.

공포영화는 안 봐도 좀비영화는 좋아한다는 멘트를 자주 들어서 그런지 좀비영화가 공포영화의 대안으로서 좀 더 캐쥬얼하게 소비되는 게 아닌가도 싶다. 정신적으로 받는 스트레스나 긴장감도 덜하고 재해 같은 대규모의 볼거리를 제공해서 그런 걸까. 레지던트 이블도 1탄 이후로는 긴장감이나 공포가 거의 줄어든 편이고 지금 와서는 원작의 매니악한 부분이 다 지워진 블럭버스터 좀비영화 정도로 자리 잡은 느낌이다. 하지만 이건 원작팬의 입장일 테고 잊을만하면 돌아오는 이 시리즈를 볼거리가 많은 좀비 영화로서 반기는 사람도 많을 거 같다. 4편이나 이어지는 흥행지표만 봐도 그렇고.

개봉 당시 3D 상영이나 액션에 대한 평이 상당히 좋았지만 이런 부분들로 일축 될 수 있는 영화가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란 점에 대해서는 호러 게임으로 평가받던 기존 바이오 하자드 팬들의 비난을 피하기 힘들다. 원작과의 연결고리가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끼워 넣기 식의 가벼운 립서비스란 걸 생각하면 더 열 받는 일일 테고. 

원작에서 주인공의 라이벌로 등장하는 웨스커가 나오지만 흔해 넘치는 포르노의 백인남자 B보다도 존재감이 없다. 그래도 앨리스의 목표가 타도 엄브렐라, 타도 웨스커였는데 라이벌 캐릭터로서의 무게감이 너무 약한 게 아닐까. 사실 원작 게임의 컨셉도 그리 인상적인 수준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거기서 더 깎아내릴 필요도 없을 텐데 왜 이렇게 캐릭터를 엉성하게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전 편에서 앨리스의 클론이 뒷편의 시나리오를 수습하기 힘들 정도로 늘어났지만 폴 앤더슨 감독은 기지 자폭이란 이유를 들어 복제 앨리스를 모두 날려버린다. 죽었던 주인공이 속편에서 사라졌던 쌍둥이로 등장하는 것만큼 쿨한 전개인데 감독이 시리즈의 전체적인 흐름을 이렇게 보란 듯 뭉개는 걸 보면 어지간히도 만들기 싫었구나-란 개인적인 생각을 지우기가 힘들다. 영화에서 영화 제작자란 캐릭터가 계속해서 사고를 치는 걸 보면 더욱 그렇고.

이어지는 속편이 계속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폴 앤더슨의 레지던트 이블 1만큼은 게임을 원작으로 한 영화 중에서는 가장 성공한 케이스다. 원작 이상으로 강렬했던 비쥬얼이나 스타일, 원작과 영화 사이의 포지션도 기존팬과 관람객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수준이었다. 같은 시기 안젤리나 졸리를 전면에 내세웠던 툼레이더의 실패를 생각해보면 더욱 빛나는 영화였고. 적어도 1편은 그랬었다.


★★


원작팬의 입장이 아니더라도 허술한 영화임에는 변함이 없지만 블록버스터 좀비 영화로 즐겁게 반기는 사람도 많다.

레지던트 이블1의 2002년 개봉 당시 여전사 밀라 요보비치의 나이는 스물여섯이었다. 






Milla Jovovich, 1975~

덧글

  • 씽고님 2011/01/31 23:14 # 답글

    영화는
    실사 '질 발렌타인' 을 본 것으로 만족은 하고 있습니다만..ㅎㅎ
    2이후로는 본 적도 없고 보고 싶은 생각도 없고요...
  • Hyu 2011/02/01 00:18 #

    3에서 마무리만 잘했어도 4가 이렇게는 안 나왔겠죠.
    발렌타인은 4에서도 잠깐 등장해요. 후반에 아주 잠깐이지만요 ㄱ-
  • SilverRuin 2011/01/31 23:37 # 답글

    스토리는 원작과 크게 어긋난 노선을 가면서도, 캐릭터나 크리쳐는 원작에서 꼬박꼬박 가져다 쓰니 점점 괴이해지더군요...
    3편까진 DVD를 모았는데 4편부턴 안 모으려구요 =_=
  • Hyu 2011/02/01 00:18 #

    재료만 숑숑 빼 가서 이상한 음식을 만드니까 그런 거 같아요.
  • realove 2011/02/02 09:42 # 답글

    전 3D시사회로 재밌게 봤는데... 일단 요보비치가 갈수록 더 아름다워져서 강한 모습과 함께 여자가 볼 때 완전 멋지다는...^^
    글구 좀 덜 더럽다는 점에서 전 4편 좋게 봤지요.ㅋㅋ
  • Hyu 2011/02/03 12:53 #

    조금 너무 강해진 느낌이 있죠. 저는 클레어역의 알리 라터도 좋더군요.
    데스티네이션 1 생각하면 이분도 세월이.. 세월이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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