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잭슨 - 단 한 명의 황제




어릴 때 29인치 티비는 내게 동경의 물건이었고 특소세의 대상이었다. 지금이야 42인치 납작한
LCD 티비도 흔해빠진 물건이 돼버렸지만 그때 29인치는 특별한 물건이었다. 29인치면 극장의
화면이 방안으로 옮겨질 거 같았고 옆에 달린 커다란 스피커는 좀 더 생생한 소리를 들려줄 거라고
생각했다. 소년은 결국 부모님의 동의서와 신문배달로 모은 돈을 갖고 아남 대리점에 가서 티비를 질렀다.
그리고 그렇게 지른 티비로 몇 번을 빌리고 또 빌려본 비디오가 바로 마이클 잭슨의 데인저러스 뮤직비디오였다.

그때까지 듣기만 하던 마이클 잭슨을 영상으로 만나는 건 거의 컬쳐쇼크 수준의 충격이었다.
수많은 경찰과 군인의 호위를 받으며 입장하는 모습이나 열광하는 전세계의 팬들. 공연 중에 사람이 그렇게
많이 실려나가는 것도 그때 처음 봤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았던 뮤직비디오는 말할 것도 없었고.
마이클 잭슨은 그렇게 어린 소년의 가슴에 불을 지폈고 팝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었다. 하지만 아동성추행파문을
시작으로 안 좋은 소식이 꼬리를 물기 시작했고 진위와는 관계없이 마이클 잭슨의 얼굴이 변해갈수록 사람들의
조롱과 냉소는 심해져만 갔다. 한 사람이 태어나 옳고 그름의 총량이란 게 과연 온전하게 존재하는 걸까.
그가 쌓은 눈부신 업적들은 모래 위의 성처럼 쏟아지듯 무너져내렸고 세상을 치유하겠다고 노래하던 남자는
깊은 모자창과 검은색 마스크 뒤로 숨어버렸다. 그리고 네버랜드로 들어가 마지막 라이브를 준비하던 그는
공연을 한 달 앞두고 50의 나이에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사망소식이 있던 날 잭슨 파이브 시절의 곡들을 계속해서 들었다.
어린 시절 그의 목소리가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밝게 웃는 모습이나 무대 위에서의 표정을 보고 있으면 정말
모두에게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아이 같았다. 비틀즈 이후로는 더이상 아름다운 노래가 나올 수 없다고 했지만
소년은 모든 기록을 새로 쓰기 시작했고 흑인으로서는 최초로 롤링스톤지의 표지를 장식하며 MTV에 모습을
나타냈다. 그는 11살에 빌보드 1위에 올랐고 지구 상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앨범을 노래했다.
그는 모두가 사랑한 팝의 황제였다.





Michael Jackson - Dangerous tour opening Jam



Michael Jackson - Superbowl Part 1 Jam



Michael Jackson - Superbowl Part 2 heal the world


앞으로 마이클 잭슨 같은 가수가 다시 나올 거란 생각은 들지 않는다.
더 노래를 잘하고 춤을 잘 추는 사람은 계속해서 나오겠지만 그처럼 많은 영향을 끼친 사람이
나오긴 힘들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검은 바지에 하얀 티, 검은색 모자와 하얀색 양말이
그렇게 잘 어울리는 사람도 앞으로 보기 힘들겠지..









Michael Jackson 1958 -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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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마왕 | 2009/07/05 19:55 | Muse | 트랙백(1)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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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이글루스 블로거들의 신.. at 2009/07/06 17:04

제목 : 마이클 잭슨 - 단 한 명의 황제
마이클 잭슨에 대한 이야기는 절대로 하루 이틀만에 끝날리 없겠죠매스컴들은 그의 죽음에 대해 온갖 의문이 가득한 기사를 이야기 하고 있고 그의 수 많은 팬들은 그를 추억하고 추모하기 위해 조용히 RIP를 되내이고 있습니다.저를 비롯한 많은 분들의 추억속에 있는 마이클 잭슨을 다시 한번 떠올려 보세요...more

Commented by onix1004 at 2009/07/06 01:32
마이클과 같은 가수가 다시 나올거란 생각은 들지 않는다는 말.. 백만배 동감입니다.
그는 마치 세계를 지배한 사람같은 느낌이예요.
Commented by 대마왕 at 2009/07/07 11:55
그의 시대가 있었죠. 이제 사람들의 추억 속에서 편히 쉬었으면 좋겠습니다.
Commented by realove at 2009/07/10 12:44
TV 영결식 보면서 계속 울먹였어요. 그의 노래를 들으며 컸었고 팝에 빠지는 계기였는데...
암튼 마이클의 음악은 영원할 거에요. 과거 베토벤, 모차르트 처럼....
Commented by 대마왕 at 2009/07/12 03:19
영결식에서 그를 추모하며 부르는 곡들 듣는데 역시 마이클의 노래는 마이클뿐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음악과 그의 실루엣을 많은 사람이 기억할 겁니다.
Commented by 초인로크 at 2009/07/24 10:55
검은 바지에 하얀 티... 슬픈 97년의 나구나
Commented by 대마왕 at 2009/07/24 22:43
슬프긴. 이젠 다 추억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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