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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치맨 (Watchmen, 2009)
한계에 달한 냉전의 핵위기를 끝내기 위해 바이트는 몇몇 대도시의 희생을 선택했고 닥터 맨해튼은 바이트를 용서하지 않으면서도 그의 선택에는 동의한다. 핵무기 억제가 불가능한 당시 작은 희생을 감수해서 자멸의 길을 피할 수 있다면 바이트의 방법이 틀리지 않았다는 게 맨해튼의 생각이었다. 그리고 인간에게 싫증을 느낀 그가 그들 곁을 떠나는 건 어려운일이 아니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재건 중인 도시 위로 바이트사의 로고가 올라간 묘한 장면이 나오면서 작은 신문사의 편집부로 로어셰크의 일기가 도착한다. 비쥬얼적인 면에서나 재미 면에서는 아쉬운 게 없지만 원작에 너무 얽매인 게 아닐까 싶다. 코미디언의 죽음 이후로 바이트의 음모가 밝혀질 때까지 그 흐름을 끊는 요소가 많았고 북극에서 바이트와 일행이 대면하는 장면에서는 설명이 너무 장황했다. 그냥 내 생각일 뿐이지만 로어셰크와 바이트 두 사람의 생각과 선택에 대해서 관객들이 좀 더 쉽게 몰입하게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 코미디언의 제프리 딘 모건은 예전 그레이 아나토미에서 심장병 환자로 열연하던 데니 듀켓이다. 이때 남자인 내가 봐도 참 훈훈하구나 싶었는데 왓치맨에서는 거만한 표정으로 당근만한 시가를 물어뜯는 근육질 마초로 나온다. ![]() 근데 제프리 딘 모건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 나온 단발머리 킬러 하비에르 바르뎀이랑 닮지 않았나? 처음에는 코미디언이 바르뎀인 줄 알았다. 형제라고 해도 믿겠네.. 참고로 위 사진은 단발머리에서 벗어난 바르뎀(..) 영화가 좀 더 지독한 농담을 보여주려면 바이트의 갈등을 집어넣었으면 된다. 은퇴한 히어로의 집착이나 광기가 아니라 그 선택이 끊임없는 고민의 결정이었다면 좀 더 느낌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신념을 지키기 위해 닥터 맨해튼 앞에서 폭발하듯 터져버린 로어셰크에 비해 바이트가 너무 광대 같은 캐릭터로 나온 게 영화를 싱겁게 만든 기분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아찔할 정도의 조롱이 담겨 있는 영화지만 그런 이야기 이전에 이미지만 남아버리는 게 이 영화의 약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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