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나폴레옹 바게트 마왕일기


예전에 자취할 때는 주방 칼이 무뎌서 바게트 빵 생기면 손으로 다 찢어 먹어야 했다. 바게트 써는 칼 없냐고 묻는 사람도 있었지만 오뚜기 3분 요리가 주식인 학생들 방에 그런 고상한 물건이 있을 리가. 빵가루가 은근 많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긴 했지만 맛도 좋고 요리할 필요 없어서 편하게 찾아 먹었다. 뿅망치처럼 타격감이 좋아서 가끔씩 들고 있다가 옆에 있는 사람 치기도 했다.

사진은 목동 나폴레옹 과자점의 바게트. 100% 발효라는데 그게 왜 좋은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삼성과 LG의 끝나지 않는 담합 이야기 마왕일기


삼성과 LG는 자진신고로 벌금을 감면받는 리니언시 제도를 악용해 대규모 담합 행위를 계속해왔다. 두 회사는 할인율을 비슷하게 맞추고 최저가 제품의 생산을 동시에 중단하는 등 TV와 노트북, 세탁기에 걸쳐 대규모 담합을 해왔고 작년 10월 말에도 LCD 패널가격 담합으로 적발됐었다. 

이전에도 리니언시 지위를 악용한 담합 사례가 있었다. 2010년 10월 공공기관에 시스템에어컨과 TV를 납품하면서 조달단가를 담합한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적발했지만 LG전자의 1순위 자진신고로 과징금 전액을 면제받았고 2011년 10월 LCD 패널 가격 담합에서는 삼성전자의 1순위 자진신고로 과징금 전액을 면제받았다. 이번 2012년에는 출고가 인상 등으로 노트북 등의 소비자 판매가격을 최대 20만원까지 올렸다가 적발됐지만 LG 전자는 다시 1순위 자진신고로 과징금을 피할 수 있었다. 이것들이 정말 간이 배 밖으로 나왔나..

담합이 나쁜 건 설명할 필요도 없다. 초등학교나 교육청등 정부기관에 공급되는 시스템 에어컨이나 TV 등의 조달단가 단합으로 세금이 낭비되는 건 물론이고 시장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야 하는 자본주의 경제에서 기업 간의 가격 담합은 중죄에 해당한다. 미국의 경우 D램 가격을 담합한 삼성전자 임원 3명에게 징역을 구형하며 "회사만 벌금을 무는 게 아니라 죄를 지은 개인들이 징역을 받아야 진정한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억지력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의 허점을 노린 담합 행위가 계속되자 공정거래위원회는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해 리니언시 지위를 받은 기업이 5년 내에 새로운 담합을 하다 적발되면 자진신고를 했더라도 리니언시 지위를 부여하지 않도록 하는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과징금을 제하더라도 더 큰 이익이 보장된다면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억제력이 과연 얼만큼 효과가 있을까?

정부의 견제를 받지 않자 온갖 편법을 동원해 이익을 취하는 대기업들을 보면 이제 권력이 정치에서 자본으로 넘어갔다는 말도 일리가 있는 거 같다. 많은 사람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입제품의 가격 차이를 두고 AS 품질을 이유로 들지만 이제는 담합에 의한 불공정거래의 비용까지도 소비자가 부담하고 있어서 그렇다고 생각하는 게 좋겠다. 솜방망이 처벌이 끝나지 않는한 두 회사의 담합은 계속 될테니까 말이다.



악몽 마왕일기



요즘 잠자리가 불편해서 그런지 악몽을 자주 꾼다. 쫓기는 거부터 시작해서 겪기 싫은 난감한 상황까지 종합선물세트처럼 매일 같이 랜덤한 장르의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한 일주일 정도 됐는데 이걸 한번 기록해볼까 생각하다가 재미있는 거 몇 가지만. 사실 꿈은 깨고 나면 잘 기억 안 나는 경우가 많다.

어제는 고등학교 앞 와플가게에서 알바 하는 꿈을 꿨다. 틈만 나면 교문 밖으로 몰려나와 와플을 달라는 학생들에게 하얀 크림과 잼을 발라주며 열심히 와플을 구웠다. 도대체 뜬금없이 이런 꿈을 왜 꿨는지는 모르겠지만 시간당 구울 수 있는 와플의 수에 비해 몰려나오는 학생들의 수는 엄청나게 많았다. 정해진 시간 안에 좀 더 많은 수의 고객을 만족 시켜야 하는 게 어제 악몽의 핵심이었다. 와플 가게 사장 누나가 상당히 미인이었는데 일은 안 하고 뒤에 가만히 앉아서 책만 읽고 있었다. 학교 종이 울리고 학생들이 물러나면 사장 누나는 내게 말을 걸었다.

PT를 준비 못 한 상황에서 발표 시간이 앞당겨졌고 나는 그동안 구글에 올려둔 문서를 정신없이 정리해야만 했다. 발표가 시작되자 맨 앞에 있던 인간은 가장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만 골라서 했고 나는 실시간으로 자료를 정리하며 급하게 답변을 찾아야 했다. 이건 진짜 악몽이었다. 노려보는 질문자의 시선을 느낄 때마다 청문회에서 당황하는 장관들의 표정이 떠올랐다. 장관들은 자료 펑크 나면 뒤에서 보좌관들이 도와주기라도 하지(..) 다행히 새벽 다섯시 즈음해서 잠이 깼고 난 한숨을 푹 쉬고 다시 잠을 청했다. 잠이 들고 꿈나라에 돌아갔는데 질문자와 허술한 PT가 그대로 날 기디라고 있었다. 꿈이 아니었나?? 다시 악몽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ㅅㅂ..


몇 가지 더 있는데 기억이 잘 안 난다. 다음에는 일어나면 정말 간단하게 메모라도 남길까. 후배랑 얘기하다 잠자리가 불편해서 그런거 같다고 하니까 극세사 이불을 쓰라고 추천해줬다. 잠깐 귀가 팔랑 거렸지만 꼭 잠자리 이유만은 아닌 거 같다. 스트레스 잘 받는 성격은 아니지만 무의식 중에 이렇게 압박을 느끼는 걸 수도 있고. 미친척 하고 침대 매트랑 이불을 바꿀까 하는 생각도 들긴 했지만.

 

밀레니엄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2011 Movie


The Girl With The Dragon Tattoo, 2011

배드신이 지루하지 않은 영화는 이번이 처음인 거 같다. 스티그 라르손의 3부작 소설인 밀레니엄이 원작이고 영화는 스웨덴에서 밀레니엄의 1부 격인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이 먼저 만들어졌다. 후에 다시 나온 게 데이빗 핀처의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이다. 

데이빗 핀처의 소셜네트워크에 이어 트렌트 레즈너와 아티쿠스 로스가 다시 영화 음악을 맡았다. 핀처의 영상이 독특하고 과격한 부분이 있는데 둘의 음악이 이런 점을 더 강하게 부각 시킨다. 처음 공개됐던 티저예고편 느낌 그대로다. 영화 첫 장면부터 Immigrant Song의 리메이크 곡이 나오는데 그 장면이 주는 박력이 굉장히 좋다. 거대한 범죄 소설의 어둡고 차가운 오프닝이라고 하면 적당할 거 같다. 소니 픽쳐스에서는 후속편 제작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감독은 아직 미정이다.

루니 마라가 연기한 리스베트는 공격적이고 어두운 성향이 강하게 드러나는 캐릭터다. 타자 빠르게 치는 것도 섹시하게 보이는데강박적으로 빠르게 치려는 사람들은 몇 번 봤지만 이렇게 검색창에서 미끄러지듯 검색어가 완성되는 걸 보고 있으니 괜히 신기하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원작자인 스티그 라르손은 15살에 윤간 현장을 목격했지만 피해자를 도와주지 못했던 게 잊혀지지 않아서 피해자의 이름이었던 리스베트(Lisbeth)를 주인공 이름으로 정하게 된다. 스티그 라르손은 기자 출신 작가로 소설에서도 살인 사건 외에 스웨덴의 기업비리나 여성폭력 같은 어두운 면을 같이 담고있다. 남자 주인공인 미카엘 역시 밀레니엄지의 기자로 등장한다. 소설은 총 10권까지 쓸 계획이었지만 스티그 라르손은 4권 집필 중 2004년 11월에 세상을 떠나고 만다. 

영화는 어두운 분위기에 비해 비교적 마무리를 친절하게 해준다. 하지만 그런 마무리 덕분에 남겨진 리스베트의 마지막 모습이 더욱 쓸쓸하게 느껴진다. 리스베트는 미카엘에게 이성 이상으로 어릴 때 누리지 못했던 많은 걸 원했을지도 모른다. 그 둘의 이야기가 더 궁금하지만 작가가 이젠 더 글을 쓸 수 없다는 게, 어쩔수 없이 미완으로 끝났다는 게 아쉽다.


★★★★★







Rooney Mara, Daniel Craig

애정만만세와 변정수 마왕일기


매주 이맘때면 HD 화면에도 흐트러짐 없는 변정수의 CG 같은 피부와 하얀 치열을 보면서 놀라곤 한다. 도대체 얼마나 관리를 하고 얼마나 운동을 하는 걸까. 지나가다 잠깐씩 보게 되는 드라마 애정만만세에서 눈에 들어오는 건 세월의 섭리를 거스르는 변정수의 놀라운 미모뿐이었다.

오늘은 목기에 담긴 귤을 까먹다가 드라마를 좀 더 보게 됐다. 가만 보니 스토리가 요상해서 이것저것 찾아보게 됐는데 심하게 꼬인스토리를 보고 그만 빵 터져버렸다. 드라마 제목이 애정만만세여서 즐겁고 신나는 가족 드라마인 줄 알았더니 복수하고 소리 지르고 울부짖고 가족관계는 미로처럼 꼬여 있고 결혼하기는 달 가는 거만큼 힘들고 도대체 제목이 왜 애정만만세인 걸까. 내일은 맑음이란 말이 지금은 어둡다는 걸 반증하는 거처럼 애정은 전혀 만세가 아니라는 걸 비꼬고 있는 걸까(..) 생각할수록 경우가 너무 황당해서 혼자 계속 웃었다. 드라마 속의 변정수는 머리에 핏대를 세운 채 소리를 지르고 있었지만.

예전에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란 말을 농담조로 몇 번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남이 저지르던 불륜 같은 일이 내게도 일어나게 된다. 물론 내가 불륜 관계에 있다는 건 아니지만(..) 그냥 술자리 안주처럼 떠돌던 가십성 루머의 한복판에 서있게 되면 어쩌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됐을까 하며 한숨이 푹하고 쏟아진다. 시끌벅적한 주말 드라마를 보면서 막장 드라마라고 일축하는 건 쉽지만 반대로 그런 막장 같은 일들이 내게도 일어날 수 있다. 좀 더 아이돌 같은 배우들이 나오는 로맨스면 좋겠지만 그게 쉽지는 않은 거처럼.

어제 서울대입구역 근처에 있는 연탄 갈비집에서 소주 마시는데 예전에 친하게 지내던 녀석이 임신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녀석이 변정수를 닮았었다. 날카로운 이목구비에 큰 키까지. 같이 술 마실때도 변정수 닮았다고 종종 얘기 했었다. 연락이 끊겼는데 그런일이 있었구나. 결혼을 하거나 아이의 엄마가 됐다고 하면 저만치 먼저 멀리 가버린 어른이 된 느낌이다. 변정수의 변하지 않는 자태를 보니 이런 저런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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